전 세계가 기다리던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드디어 개봉했습니다ㅣ 이 영화는 인간의 존재와 정체성, 그리고 기술 발전이 가져오는 윤리적 문제를 탐구하는 SF 영화입니다. 그리고 2025년 2월 28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봉되며 큰 화제를 불러왔습니다. 이 작품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7』이 원작입니다. 영화에서는 복제 인간의 시선을 통해 인간성과 자아의 본질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완성도 높았던 미키17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1. 줄거리 및 등장인물 분석
영화는 2054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 시대는 인류가 지구의 자원을 고갈시키고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새로운 얼음 행성 '니플하임(Niflheim)'을 향해 출발합니다. 니플하임에 도착한 인간들은 이 행성을 식민지화하고 싶지만 이 곳은 정체모를 여러가지 위험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위해 개발된 것이 '익스펜더블(Expendable)', 즉 소모품 복제인간입니다. 주인공 미키는 지구에서 친구와 사업을 하기위해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립니다. 그러나 잘 될 줄 알았던 마카롱 사업이 망하게 되면서 빚을 지게 됩니다. 미키는 돈을 갚지 않는 사람은 지구 끝까지 쫓아가 죽여버리는 악덕높은 사채업자에 대한 공포로 지구를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아무런 생각없이 익스펜더블에 지원하게 됩니다. 그러나 익스펜더블은 니플하임을 향해가는 여정에서 인간의 생존을 위해 대신 실험을 받는 실험쥐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특히나 익스펜더블은 실험을 통해 언제든지 죽을 수도 있고, 언제나 다시 재 생산 됩니다. 즉, 반복적으로 죽음의 공포를 경험하고, 또 이전 기억을 가지고 새로운 육체로 다시 태어나는 복제인간이었던 것이지요. 미키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입니다. 인간의 유익을 위한 죽음을 겸허히 계속해서 받아들이죠. 행성으로 향하는 우주선 속에서 연인인 나샤와 함께하며 지루할 수 있는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러나 임무수행 중에 예기치 않게 17번째 미키가 죽지 못하면서 영화는 흥미로운 방향으로 전환됩니다. 그리고 인간의 정체성을 이루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을 계속해서 이야기합니다.
(2) 주요 등장인물
- 미키(Mickey):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했습니다. 위험한 임무들을 수행하며, 죽으면 복제된 육체에 이전의 기억들이 다시 주입됩니다. 즉, 죽으면 다시 복제되어 이전의 기억가 함께 다시 살아가는 복제인간인셈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17번째 미키는 수동적이면서 의문없이 주어진 임무를 하던 주인공은 우연한 계기로 죽지 못하고 또 다른 자신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존재와 인간성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합니다.
- 사령관(Supervisor):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캐릭터입니다. 국회의원 당선에 실패한 후 새로운 행성으로 지지자들과 함께 떠납니다. 충동적인면이 있고 아내의 간섭에 의지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주변인물들의 입김에 좌우지 되는 스타일로 자신의 권력을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과시적입니다.
- 클라라(Clara): 토니 콜렛이 연기한 캐릭터로, 대다수의 의료진들이 미키를 인간적으로 대우하지 않을 때에도 미키의 정신적 갈등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 나샤(Nasha): 나오미 애키가 연기한 미키의 연인으로, 그의 존재자체를 사랑하며 미키의 여러가지 면을 모두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추후 미키 자신의 존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며 진심으로 지원하는 한 사람입니다.
2. 철학적·심리학적 접근
미키 17은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복제인간인 미키는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모두 복제당합니다. 실험과 임무를 통해 죽어지는 미키는 자신의 기억과 의식을 지니고 있지만, 육체는 반복적으로 재생산됩니다. 이는 자아(identity)가 기억에 의한 것인지, 육체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그 둘의 결합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촉발하며 관객들에게 의미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서 깊은 질문들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또한 기술의 발전에 따른 윤리적 딜레마에 대해서 다룹니다. 복제 기술의 발전은 인간 노동의 소모품화를 가능하게 하지만,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미키의 반복적인 죽음과 재생은 기술 발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심리학적으로 고찰하게 합니다. 즉, 복제인간을 인간이 아닌 기술이나 도구의 일환으로 본다면 단순한 소모품에 지나지 않습니다. 영화 초반부에서 의료진이 미키를 대하는 모습이 이와 같습니다. 하지만 미키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 뿐,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와 동일한 인간입니다.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해도 죽음을 동일하게 고통스럽습니다. 영화속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미키에게 질문합니다. "죽는거 어떤느낌이야?"
마지막으로 사회계층과 노동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합니다. 미키의 '소모품'이라는 지위는 현대 사회에서의 노동자들의 위치를 은유합니다. 그의 처지는 열악한 노동 환경과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반영하며, 이는 사회적 계층과 노동의 가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공합니다. 우주선에서는 식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매일 일정량의 식량을 배급받습니다. 하지만 사령관을 비롯한 윗 계층의 사람들은 이와 비교도 되지 않는 호화로운 음식을 먹습니다. 사령관의 아내가 더 맛있는 소스를 개발하기 위해 집착하는 모습은 먹을 것이 부족하여 활동조차 자제하는 일반 탑승객들과는 모순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미키17은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서 심오한 질문들을 계속해서 던집니다.
3. 감상 포인트
- 시각적 연출: 미키17은 얼음 행성의 극한 환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시각 효과를 통해서 관객에게 새로운 우주 경험을 제공합니다. 특히나 외계생명체가 겉모습은 낯설지만, 인간과 비슷한 그들의 행동이나 생각들을 통해 익숙한 경험도 함께 선사합니다.
- 배우들의 열연: 로버트 패틴슨을 비롯한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는 캐릭터의 내면을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 철학적 질문: 영화는 인간 존재와 정체성, 기술 발전의 윤리적 문제 등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며 관객에게 사색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4. 후기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은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기 때문에 기대가 컸습니다.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이전 작품인 기생충이나 설국열차에서 보여준 사회적 메시지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인상 깊게 봤기에, 이번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궁금했습니다. 특히 복제인간이라는 소재가 주는 철학적, 심리학적 의미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영화를 본 후, 예상대로 봉준호 감독의 독창적인 연출과 깊이 있는 스토리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먼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주인공 미키의 존재에 대한 고뇌였습니다. 미키는 임무 수행 중 죽을 때마다 다시 복제되어 깨어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인간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처음에는 미키가 '소모품'이라는 설정이 너무 비인간적이고 잔인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미키가 자신의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복제된 후에도 기억과 감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인간성이 더 강하게 드러나는 것 같았습니다. 미키가 자신의 존재를 고민하면서 나샤와 관계를 맺고, 클라라와 사령관의 태도를 통해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으려 하는 과정이 매우 감정적으로 와닿았습니다.
특히 영화의 비주얼과 연출은 정말 탁월했습니다. 얼음 행성의 황량함과 위험한 환경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마치 우주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색감과 조명 활용이 극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뒷받침했고, 클로즈업 장면에서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표정 연기가 감정을 더욱 강하게 전달했습니다.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가 정말 대단했습니다. 복제인간이라는 설정 속에서 감정을 억누르려 하지만 미묘하게 흔들리는 표정 연기가 매우 인상 깊었고, 그가 연기한 미키의 고뇌와 갈등이 매우 사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두명의 미키가 정말 다른 사람들로 느껴져서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또한 영화가 던지는 철학적 메시지는 깊이 있는 성찰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복제인간이 반복적으로 죽고 다시 태어나면서도 기억을 유지한다는 설정은 과연 '자아'는 무엇인가, 기억이 자아의 본질인가 아니면 육체가 자아의 본질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했습니다. 미키가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으려는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노동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사령관이 미키를 '소모품'으로 대하면서도, 나샤와 클라라는 미키를 인간으로 대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가치를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었습니다.
영화는 단순히 복제인간이라는 SF 소재에 그치지 않고, 현대 사회의 구조와 인간성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미키가 반복적으로 죽음과 재생을 경험하며 느끼는 감정은 현대인의 일상에서 반복되는 소모적인 노동과 일상의 무기력을 은유하는 것 같았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얼마나 비인간화시킬 수 있는지, 그러나 동시에 그 속에서도 인간성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영화의 결말이 굉장히 여운이 남았습니다. 미키가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고, 더 이상 소모품으로 존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장면에서 깊은 감정의 울림이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미키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 의미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의 특유의 연출과 메시지가 잘 녹아든 작품이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인간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이 영화는 단순히 SF 장르를 넘어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습니다. 40대 주부의 시선에서 봤을 때,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니라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미키의 존재 의미와 자아의 본질에 대해 곱씹으며 사색에 잠겼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다시 한번 시대를 초월한 걸작을 만들어냈다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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